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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전기자동차

‘전기차 시대’ 한발 늦은 현대차, 한발 빠른 LG·삼성

by MindOpener 2017.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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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한발 늦은 현대차, 한발 빠른 LG·삼성


 유럽선 화석연료차 퇴출 흐름

세계 시장 전기차 전환 빨라져
3년 안 ‘3세대 전기차’ 내놓을 듯

현대차는 내연기관차 포기 않고
전기차 시장 후발주자로 뒤처져

LG·삼성·SK 배터리 업체는
일찌감치 뛰어든 덕 전망도 밝아
그래픽_김승미
그래픽_김승미
‘거스를 수 없는 미래.’ 전기차와 관련해 항상 나오는 말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는’이란 꼬리표도 늘 붙어 있었다. 소비자나 생산자가 내연기관차를 쉽게 포기하지 못할 거란 전망이 강했서였다. 지난달 독일 주간지 <슈피겔> 보도에서 시작된 ‘디젤 스캔들2’는 그런 전망을 통째로 흔들고 있다. 5개 독일 자동차 제조사가 광범위한 배기가스 정화장치 짬짜미(담합)를 해왔다는 의혹으로 전기차 시장 시계도 덩달아 빨라지고 있다. 우리 자동차 업체들은 잘 대응하고 있을까?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생산기업과 전기차 개발에 소극적인 완성차업체의 명암이 사뭇 엇갈리고 있다.

■ 시계 빨라진 세계 전기차 시장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퇴출’은 머지않은 미래다. 영국 런던은 2019년부터 기준치 이상의 배기가스를 배출하며 도심에 진입하는 차량에 12.5파운드(약 1만7천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독일 상원은 화석연료 차를 2030년까지 퇴출한다는 결의안을 의결했고, 영국과 프랑스도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도 신에너지차(NEV) 의무생산 할당제도를 도입해 전기차 시장을 키우고 있다. 공해를 줄이고 자국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신에너지차 생산 기준(2018년 연간 생산량의 8%, 2010년 10%, 2020년 12%)을 못 지키는 완성차업체에 페널티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폴크스바겐, 다임러, 베엠베 등은 2025년엔 전체 모델에서 전기차 비중을 20% 전후로 키울 계획이다. 특히 폴크스바겐은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에 90억유로(약 12조1100억원)를 투자해 30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수소차에 집중하던 일본 도요타도 전략을 바꿔, 마쓰다와 자본제휴를 강화해 전기차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도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모델3’를 출시했다. 또 파나소닉과 손잡고 미국 네바다주에 건설 중인 기가팩토리(리튬-이온 전지공장)가 내년에 완공되면 2020년에는 모델3를 연 100만대 생산할 계획이다. 지엠(GM)은 볼트(Bolt)를 출시했고, 2025년 5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2020년 이후에는 전기차 양산체제를 갖춰 수익성을 내연기관차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로 분주한 셈이다.

■ 웃는 전기차 배터리업체 글로벌 업체들이 전기차를 속속 출시하면서 배터리 업체들이 미소짓고 있다. 일본시장조사업체 B3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 9조2천억원에서 2020년에는 18조8천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보다 빨리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국내 기업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 2위 업체인 엘지(LG)화학은 지난해 점유율 5.9%에서 올해 13.2%로 끌어올렸다. 2009년 지엠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으며 시장에 뛰어든 지 8년이 지난 지금 배터리 사업은 엘지화학의 주력이 됐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지엠, 폴크스바겐, 르노 등을 고객사로 둬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 특히 10조원이 넘는 수주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유럽 업체로 알려져 이번 디젤스캔들이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에스디아이(SDI)는 배터리 밀도와 전력 효율 면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에스디아이 쪽은 “2021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원가를 절반 이상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도 비앤아이(B&I·배터리와 전자정보 소재) 부문을 분리해 배터리사업본부를 확대 신설했다. 연말엔 충남 서산의 배터리 2공장을 완공해 전기차 시장 팽창의 수혜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최근 40%대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선발주자인 한국 업체들의 경쟁우위가 3~5년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본다.

■ 먼 산 보는 현대차 국내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대응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전기차·수소차 병행을 강조한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밀려나 있다. 과거 후발주자에서 글로벌 4위까지 숨가쁘게 성장했지만,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 후발주자가 된 셈이다.

현대차는 지난 17일 차세대 수소차를 공개하며, 2020년까지 친환경차를 31종으로 확대한다고 함께 밝혔다. 그러나 전기차보다는 내연기관을 유지하는 하이브리드 차종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 31개 친환경차 모델 가운데 전기차는 기존 차량(아이오닉·쏘울·레이·코나·제네시스)을 개조한 8개 모델뿐이다. 이밖에 수소차 2개, 하이브리드 10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11개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가 상당한 투자를 한 수소차를 포기할 수는 없고, 단기 수익을 보장하는 내연기관차도 포기하지 못해 전기차 시장에서 뒤처지고 말았다”며 “수소차는 2035년 이후에나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며, 그사이 20년을 채우는 것은 전기차”라며 지금이라도 전략 수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더욱이 세계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팽창할 경우 전기차 부품 기술력을 갖춘 협력업체가 부족한 현대차가 재빨리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현대차 부품회사들은 싼값에 조립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어 자체 연구개발(R&D) 능력을 키울 수 없었다. 기술 부족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현대차 쪽은 “전기차에 소홀하다는 것은 오해”라며 “전기차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친환경차 개발과 생산에 현대모비스 등이 역량을 쏟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완성차업체가 배터리 등 부품 생산에까지 뛰어드는 것은 역량 분산으로 귀결될 가능성도 있다. 대신 현대차 협력업체는 물론 해외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807502.html#csidx744a86b85790893b50b8aac9640ff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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